고사리가 가득한 숲이 이렇게나 깊은 시간을 만들어 낼 줄은 또 몰랐다. 울릉도의 전부라고 할수있는 산, 성인봉까지의 닿는 길은 오랜 자연을 그대로 머금고 있어 원시림이라고 한다. 오를수록 깊어지는 산의 매력에 숨이 가빴는데 그것은 고사리가 가파른 산을 뒤덮은 풍경이 놀라운 깊이를 자아내기도 했고, 나무들의 깊은 뿌리가 사람의 혈관이 볼록 솟은 듯 곳곳에 드러난 관경이 태고의 내공을 슬쩍 드러낸 듯 아주 신비로웠기 때문이다. 도동 KBS 에서 부터 출발해 3.5km쯤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힘이 들어서가 아니라 숲의 광경이 경이로와 흥분하여 헐떡였다. 한번도 쉬지 않고 걸어 정상에 닿았다. 나리분지로 내려와서는 나리촌에서 씨껍데기 막걸리를 한통 받아왔다. 단양주로 시원하고 상큼한 맛을 내며 깊이가 있다.[성인봉] 울릉도의 중심, 성인봉오르는길. 도동, KBS쪽 길은 줄곧 흙산의 길이라 걷는 맛이 있다. 단아한 산길이면서 숲길의 야생이 살아있다. 내려오는 길은 나리분지쪽으로 걸었는데 줄곧 가파른 계단이라 걸음에 신경이 쓰여 풍경에 눈이 잘 가지는 않았지만 더 야생적인 숲이 느껴지는 것은 좋다. 내려와 만나는 약수, 신령수부터 나리 분지까지의 길은 평온한 숲의 길이라 그 또한 좋다.오를 땐 도동으로 올라와 나리분지로 내려오는 것이 나은 것 같다. 2018.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