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안녕하세요.인천 서구 검암에서 청년 주거실험 공동체 ‘우리동네사람들'(이하 우동사)에 살고 있는 서정진 이라고 합니다.저는 정체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안신입명安身立命’ 자신의 신념이 명확해야 인생에 꺾임이 없이 나아 갈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삶을 살아 갈때, 일상을 살아 갈 때 의식하지 않아도 나를 뚜렷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 정체성이라 생각 합니다. 어릴적부터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나다움'은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 보니 한국인은 누구일까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생각에 형태를 정하면 그 생각에 맞게 몸가짐과 말소리가 달라지는데 ‘한국인’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 수록 나의 몸가짐과 말은 한국이라는 정체성과는 거리가 멀다 느껴졌습니다.‘나다움’을 찾아 일상을 살다보니 ‘전체,집단성’이 아닌 ‘개인의 자율’과 관계에 기반하여 경계없이 함께 살아가는 주거공동체 ‘우동사'에 살게 되었습니다.‘나다움’ , ‘한국인다움’을 찾아 일상을 살다 보니 삼국시대부터 내려오는 기천문氣天門으로 몸과 마음을 수행하게 되었고, 한식,한국 전통주, 전통의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이러한 맥락에서 지인을 통해 이서재 작가님의 ‘집전' 소식을 접하게 되어 전시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참석 했었습니다.전시에서 들었던 이서재 작가님의 프랑스 유학생활에서의 고민. 고민의 고리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한옥에 살게 된 이야기. 어떠한 것을 담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님이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집이라는 공간에 모아 담았다는 이야기. 참으로 와닿았고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저의 내면까지 단단해 지는 것 같았습니다.다른 전시는 대상을 눈으로만 교감했었다면, 이번 전시는 한국인의 집이라는 공간에서 온몸으로 교감하는, 그리고 잃어버린 나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전시였습니다.‘이서재 집전' 누가 오셨든, 무엇을 보셨든 참으로 의미있고 단단한 전시였다 추억해 봅니다. 가을이 되고 바람이 차가워지니 작가님댁 대문에 붙어 있던 글귀가 떠오릅니다. ‘봄, 봄이 걸어 오는도다' 그곳은 오늘도 봄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