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영일상을 기록하는 법그녀는 조금한 나무의자에 앉아서 친구가 써준 에세이를 읊어갔다. 한절 한절, 차분하게...진심을 담아가며 읽는 그 소리와 이야기들이 차차 내안의 창고를 두드리기 시작 했다.그 창고는 두꺼운 벽으로 차단되어 있는 곳; 긴 시간 쌓여진, 먼지 가득한 다양한 갈등, 생각, 감동, 아픔과 배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집-타국-이사-이방인-그리움-약밥-친구-변해가는 얼굴-뿌리그녀가 공유한 진솔한 이야기와 음악들은 외국에서 20년 넘칫 삶아왔던 나에게 강하게 와닿는 힘이 있었다. 잔잔하지만 깊숙이 파고드는 힘.나는 뉴욕에서 10년 동안 이사를 매년했었고, 그전 10년도 이도시 저도시에 살며 짐싸고 짐풀고 또 떠날 날을 당연하게 생각해 오며 살았다. "적응력 키우기", 다양한 타지 경험", "역마살" 이라는 이름들을 달며 꾿꾿이 당연한듯 살아왔다... 돌아보면 뿌리라는 것을 중요치 않았고, 집이라는 것은 존중하지 않으며 살아 온듯하다. 그러했기에 생겨나는 마음의 물체들을 대면하지 않고 창고에 질질 끌어다 보관은 해 두었던 것이다. 버리기에는 너무 무거웠고 나름 소중했었는지 그렇지만 공유하기엔 용기가 나지 않은 것들.2017년 나는 갈수록 커져만 가는 한국의 그리움 그리고 이방인의 삶의 지침을 인정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느낄수, 배울수 있는 것들을 찾아..."들어왔다" 라는 표현도 생각해보면 참 웃기다. "밖"이 외국이고 "안"이 한국이라면 난 내 삶 반 이상을 밖에서 산것이다. 태생이 한국이기에, 유전자가 한국이기에, 또 어렸을때의 기억이 온통 한국이기에 안으로 들어와서 구체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온전함과 따뜻함 그리고 장엄함을 갈망했던 것이 였나보다.들어온지 2달 되어가는 찬라에 나는 "집전"- 그녀의 "집 안으로" 초대 되었다. 그리고 "일상을 기록하는 법"의 음악과 "잃어버린 집, 잃어버린 술" 으로부터 내안의 창고에 많은 물건들이 벽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것이다; 그것도 대나무 마당, 술 그리고 정겨운 사람과 소리 가득한 "집" 안으로...그 형태 없는 물체들을 바라보며, 흘려보낼것은 흘려보내고 간직 할것은 간직하며 나의 뿌리는 즐거워 했다 그리고 창고 정리가 시작된것이다. 그러면서 나의 마음의 집은 차차 바뀌어 갈것이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마당이 꼭 있으면 하다. 내가 "집전"에서 느낀 것 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초대하고 듣고 뿌리와 변화를 celebrate 할수 있는...온기가 느껴지는 그런 곳 말이다.-허윤영 y.y.h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