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서원 屛山書院

90cmx210cm, 삼베에 수묵, 2017
병산서원 앞에 자리한 병산과 만대루를 그렸다.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병산을 앞에 두고는 잔잔히 흐르는 낙동강의 한줄기가 하회마을로 흘러간다. 그 강앞에는 곱디고운 금빛 모래 사장이 있고, 그 뒤로 병산서원이 자연의 모습을 머금고 그림처럼 있다. 가림막으로 만들어진 그림 은 병산의 한부분과 병산서원의 만대루를 나란히 그려두었는데, 그 사이에는 세월을 보듬고 흐르는 강물과 모래사장이 반짝이고 있는 것이다.

병산서원의 건물 안으로 들어서기전에 낙동강이 흐르는 산을 앞에 두고 모래사장에 서서는 잠시 말을 잃었다. 거울처럼 길게 늘어선 강줄기.  흐르는 것인지 멈추어 있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웅장한 고요.  온전히 산을 머금고 있는 강의 표면은 그러고서도 유유히 흐르며 거스르지 않는 자연의 경이란 그런 것.

병산서원 안으로 발을 딛고 입교당에 앉아 만대루 너머에 있는 병산을 마주하며 병산서원이 병풍처럼 두른 산을 앞에 둔 서원이구나 알았다. 옆으로 길게 늘어선 산을 마주하며 옆으로 기다랗게 세워진 조화로움이란 입으로 긴 탄식의 소리를, 가슴에는 돌멩이 하나를 던져둔 듯 깊은 울림이 오래 번져갔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읽고 그 자연 속에 어우러져 녹아 있는 것. 우리민족의 정서와 자연을 보는 법, 그래서 그 우주 만물을 향한 자세란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 하고 짐작해 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만대루의 '만대(晩對)'는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두보(杜甫)의 시 「백제성루(百帝城樓)」에 나오는

"푸른 절벽은 오후 늦게 대할 만하니(翠屛宜晩對)"에서 인용한 것으로,

'병산의 푸른 절벽은 오후 늦게서야 대할 만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했다.

해가 넘어가는 산, 뉘엇 넘어가는 해를 등진 산의 빛깔을 놓치지 않고서 지어진

그 이름조차 만대루.

이보다, 이보다 무엇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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