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photography, Essay
Container City / Napolie
Photography , Essay
나폴리 시내의 ‘스페인 서민 지역’은 화려한 나폴리의 건물과 아름다운 항구, 그것과는 또 대비되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수직 수평으로 끝없이 늘어선 아파트들은 그들의 삶이 그대로 들어나 있었다. 생활을 펼쳐 놓은 듯 집집마다 휘날리는 빨래들, 발코니에 늘어 놓은 온갖 물건들, 각 개인이 집 밖에 모시는 작은 카톨릭 신전들, 상상하지 못했던 디스플레이의 과일가게, 꽃가게, 그 좁은 건물 사이를 쉴 새 없이 폭주하는 거친 오토바이들, 좁은 골목사이를 강렬하고 눈부시게 내리쬐는 지중해의 태양. 이 모든 것이 나폴리에 도착한 첫 날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그 곳 사람, 나폴리 사람이었다. 나폴리 토박이 치로 (Chiro)는 지중해성 기후의 특색을 온 몸으로 가지고 있는 유쾌하고, 친절하고, 낙천적인 사람었다. 치로와의 만남에 용기를 가지고 다가선 모든 나폴리 사람이 그러하였다. 두드리기 전에는 몰랐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하고 나누어 주며 전혀 알지 못하는 나를 앞에 두고 진심을 꺼내 놓았다. 그들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고 꾸밈이 없고 솔직했다. 그 모습이 보석같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사람은 모두가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들이었는지 모른다. 유쾌하고 즐겁고 나누며 사는 걸 즐기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본성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곳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으니 언제 부터 또,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쫓고, 쫓기며, 재고, 의심하며 살도록 만든 것인지를 묻게 된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거의 이천년을 화산 더미 안에서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 있었던 폼페이의 벽화를 꼭 닮은 나폴리 시내 건물의 색들, 치로가 건넨 진한 나폴리 에스프레소 커피 맛과 함께 나는 이 곳 나폴리 사람, 이 ‘사람의 맛’ 을 잊을 수가 없다.
2012년 4월 이탈리아, 나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