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컨테이너 / 뉴욕, 맨하탄

2013 Photography, Essay
City Container / U.S.A., New York

이 도시에서 나는 유령이다. 바쁘게 이동하는 군중들 사이를 배회하는 유령이다.  토해내 듯 쏟아지는 도시의 별, 찬란한 인공의 색채와 반복되는 문구들은 이 도시 안에서 그대로 나를 소외시켜 버리는 듯 하다.  이토록 반짝거리는 도시에서 나는 오래 써서 낡은 가죽 지갑 같은 기분이다.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이질감을 느낀다.  끝이 없이 늘어 선 상점 안에는 예쁘고 화려한 물건들이 광채를 내며 진열되어 있고 볼 것이란 이 길의 처음부터 끝까지 쇼윈도 안의 물건들이며 나는 그것들을 눈으로 아무런 감정없이 반복하여 찍어 내고 있다.  그 반복이 점점 참을 수가 없었다.

잠시 유령이 된 채 그 자리에 서서 뉴욕의 무엇을 동경했었던 것인가 반문했다.  그리고 쇼 윈도우 안의 달콤한 유혹을 스스로 박차고 나오는 순간, 이 곳에서는 영원히 도시를 배회하는 유령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왔다.  뉴욕의 맨하탄에서 그 욕망의 구도는 수평으로 길게 펼쳐져 있으면서 또 수직적으로 높게 치솟아 있었다.

2010년 5월 미국, 뉴욕 맨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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